티스토리 뷰

<어른이s> 대본

군대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것

<어른이s> 한진 2023. 4. 21. 11:34

목차



    반응형

     

    <어른이s> - 군대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것

    대학생 철수 나이는 올해 21살로 군대 갈 적령기가 되었습니다. 보직은 육군 기술행정병으로, 별 생각 없이 빨리 갈 수 있는, 티오 많으로 지원합니다. ‘18개월 뭐 별 게 있겠어...?’ 철수는 군 생활에 큰 자신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대학교, 기숙사 생활, 각종 알바를 하며 늘 사람들과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잘 지내왔으며 선배로부터 요즘 군대 악습도 없고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거의 학벌 탑티어(=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철수는 입대 후 선후임들에게 입시 성공 이야기, 대생 라이프 썰을 풀어 인싸가 될 준비가 갖추었습니다. 그렇게 훈련소에 입대해 동기들로부터 칭찬도 받고 재밌고 멋있는 놈이라고 인정받았습니다. 철수는 이 작전 그대로 간다면 자대에서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 수 있는 인재가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이후 철원에 있는 최전방 자대에 배치 받은 철수는 자기소개 때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내 놓습니다. “저는 OO대에 재학 중이고, 노래를 잘 부르고, 탁구를 잘합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보통 이럴 때면 ‘와~’하고 박수 쳐주는 정상인데, 선임들 반응이 무슨 벌레 보듯이 쳐다보는 느낌을 주었때문입니다. 

     

    뭐야, 반응이 욀캐 쎄해?’ 

    그때 어떤 선임이 손을 들고 철수한테 물어봅니다. 

    여자친구는 있어? 

     

    모범생 사이에서 자라왔던 철수는 이 질문을 받고 기분이 나빴습니다. 아무리 후임이라도 친해지기도 전에 사적인 질문을 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였으면 ‘네?’하고 무례한 사람한테 웃으면서 눈치를 줬겠지만, 분위기가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자기소개가 끝나고 짐을 정리하는 철수는 맞선임이 도와준답시고 이것 저것 물건을 터치했습니다. 본인의 옷이랑 생활용품, 훈련소에서 받은 친구들의 편지까지 난생 처음보는 사람이 만져대는 게 철수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럼에도 뭐라하면 생활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쳐다볼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생활실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불평등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누구는 아무 말이나 편하게 하고, 누구는 조용히 입 닥치고 있었으며, 누구는 자꾸 나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서로 동갑인 애들끼리 깍듯이 대하는 모습도 중딩 때 일찐들이나 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리 군대라도 동갑인데 뒤에서까지 렇게 할 이유가 있나?’ 

     

    그동안 모범생들 사이에서 곱게 커왔던 철수는 이게 뭔 짓거리인가 싶었습니다. 다 큰 성인을 애기 다루듯이 하지 않나, 초면에 반말하지 않나, ‘알겠습니다’ 말고 다른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눈치는 게 화났습니다. 

    전역한 친구한테 전화로 하소연해봤자군대잖아~ 다 원래 그런거야~’라고 말할 뿐 이렇게 안 해도 원활히 돌아갈 것만 같은 집단이 굳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이해가 도무지 안됐습니다. 

    이 이야기는 자대에 처음 간 대부분 어른이들이 겪는 현실로, 수직 인간관계에 가장 큰 현타가 오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럼 군대는 왜 이렇게 돌아갈까요? 대라는 곳은 기본적으로 개인적 역량이 절대 통하지 않는 융통성 없는 집단입니다. 개인적 역량을 추구하게 되면 집단적 측면으로 봤을 때 결국 전쟁에 나가서 싸울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이 뭐냐면 지금까지 우리는 학교에서 옆 사람과 수평관계를 이루며 본인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잘못하면 본인이 손해를 봤습니다. 그러나 전쟁터라는 곳은 어느 한 사람이 잘못하면 다른 사람이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선임들도 새로 들어온 후임이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시키는 일을 빠짐없이 잘 하는 궁금할 뿐, 에 사람의 인성이나 사회에서의 역량 등 초반에 별로 관심 없게 됩니다. 즉 사람을 그저 군대라는 기계의 부품으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보았을 때 회사생활과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군대는 자는 곳도 수직관계 형태로 존재하 회사와 달리 공과 사를 확연히 구분하는 게 매우 어려우며 이런 부분에서 우울증 겪는 군인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철수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철수는 군대인간관계의 확실한 배움의 발판으로 여기고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군에서 배운 훈련, 근무 기술은 사회에선 딱히 쓸모가 없다는 것을 우린 모두 인지하고 있습니다. 군이란 조직 특성상 여러 인간군상이 모인 집단인만큼,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 훈련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벤다이어그램처럼 기업에서의 수직관계는 군대에서의 수직관계 부분집합입니다. 이 말은 즉, 대에서의 인간관계를 마스터다면 세상을 살아갈 때 타인과 함께 일을 하는 데 있어 그 어떤 걱정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알바를 할 때 몇몇 사람은 초면에 군대 갔다왔냐고부터 묻습니다. 이유 가장 큰 함축적 의미는 ‘너가 우리랑 함께 일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사회성을 갖추었냐’라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군대를 전역한 사람은 지금까지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걸 군생활을 하며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공감합다. 

     

    에 여자친구는 있느냐는 사적인 질문으로 선을 넘는 선임들을 보면서 비슷한 유형의 인간을 사회에서 걸러내는 안목은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군생활은 후에 연애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니 정네들이랑 같이 사는 게 여자 마음 잡을 때도 도움이 된다고?’ 연애는 다른 말로 어떤 의미일까요? 바로 ‘나와의 가장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연애와 원활한 인간관계 둘 다 모두 높은 공감능력을 전제로 니다. 군대에서 선후임 호감도 높은 인간관계으며 얻게 되는 인문학적 고찰이성적 호감도를 만들어줄 내면의 기반이 되어주는 것을 넘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성숙한 자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물론 군대에서 이 정도까지의 성숙도를 만든다는 것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엄청난 고뇌를 겪으며 스스로를 바꾼다는 것 전제합니다. 

     

    군대에서 폰을 쓰게 해준다, 월급 많이 준다, 기간 짧다와 같이 눈에 보이는 이득에 안심을 갖고 군 복무의 과정을 단순시 여기는 어른이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인간관계의 현실에 치이기도 합니다. 군대 혹은 직장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부분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람’입니다. 결국엔 어느 곳이든 사람사는 곳이기에 우리는 울고 웃습니다. 

     

    군대라는 조직에 속해 있을 때의 그 답답함과 인간관계의 불편함은 국방개혁이 아무리 발전해 군대가 존속되는 동안 불변합니다.  

     

    든지 시련이기보다는 배움의 기회라고 여길 수 있는 성숙한 자아가 탄생하는 때가 어른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영상이 도움되셨으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반응형

    '<어른이s> 대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교 과대하면 현타오는 이유  (1) 2023.04.22
    20대 인간관계, 그 대비법  (2) 2023.04.21
    자소서 처음쓸 때  (0) 2023.04.21
    군 전역 후 현타오는 이유  (3) 2023.04.21
    애써 N수와 편입을 하는 이유  (5) 2023.04.21